길가의 고양이

겨울 길가에서 길냥이를 보았다.

모진 추위 탓에 삶의 고단함이 엿보이는 고양이는 따뜻한 햇살을 찾아 한동안 그렇게 앉아 있었다. 옆에 같이 쪼그려 앉아 있어도 무심한 것이, 묘하게 매력적인 친구이다. 5분, 10분…. 그렇게 나는 고양이와 같은 시간을 공유했다. 

처음 만난 친구를 위해 사료도 대접하였다. 고양이를 키울 수 있다면 좋을 터인데…. 그런 환경이 되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이다. 다음에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쌀쌀한 겨울바람이 오늘따라 더욱 매섭기만 하다.

교회에서 둥지를 틀다, 지난 가을 마트 옆으로 이사 온 동동이는 고 선생이 되었다. 누군가의 손에 의해 박스로 된 집이 지어지고, 얼마 전엔 겨울을 맞이하여 한 차례 보강도 되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캔과 사료를 가져오고, 나 역시 동동이를 위해 무릎담요와 사료를 선물하였다. 아마 우리 동네 길냥이 중 가장 성공한 친구가 아닐까?

겨울은 길냥이에게 혹독한 계절이다. 얼어버린 물, 시린 바람. 무엇하나 길가의 친구들에게 우호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무뚝뚝해 보이는 사람들이 은근히 길가의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을 보면, 그래도 세상이 그렇게 각박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길가의 친구들에게 행운과 축복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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