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단상

4월 16일. 늦을까 걱정했는데, 주문했던 세월호 뱃지를 받았다.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슬프기만 하다. 친구들도 같이 주려고 서너개 주문했는데 반응은 시큰둥. 하나는 내가 달고, 나머지는 온라인 친구에게 나누어주기로 했다. 꼭 달고 다니겠다는 쪽지를 받으니 조금은 위안이 된다. 뱃지는 커프스 버튼대신 달았다. 좀 더 드러내서 달고 싶은데, 용기없는 내 자신이 이럴땐 좀 부끄럽다.

거리의 나무엔 노란 리본이 달리고, 가슴 한 켠에 노란 리본을 단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어 다행이다. 나 혼자만 추모하는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확신이 들어 다행이다. 슬픔은 나눌만큼 나누어야 한다.

뉴스는 1년 전 부터 멈춰졌다. 오전에 유족들도 없는 팽목항에 통보도 없이 박근혜가 다녀갔다는 소식도 들었다. 내일모래면 4.19인데, 해외여행을 떠나 언제쯤 돌아올까.

저녁 거리엔 또다시 근혜산성이 등장했다. 사람이 모이는 광장을 틀어막은 검은 산성. 무엇이 두려워 산성을 높게높게 쌓는지. 거리의 시민들 외침은 정녕 들리지 않는 것일까. 참으로 잔인하다.

이제 곧 1년하고 하루가 더 지나간다. 사건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이들도 있다. 그러니 힘 닿는데까지 기억해 볼련다. 그리고 조금은 더 행동해보고 싶다. 훗날 내가 비겁한 사람으로 기억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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