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인터뷰를 해야됬을까.

2006. 8. 26. 04:31Issue/Society


얼마전 군용트럭이 전복되어 다섯명의 사망하는 큰 사고가 있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있는 가운데 오늘 사고병장의 인터뷰가 현장에서 이루어졌는데 꼭 저렇게 해야되나 싶다.

아직 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에다가 몸도 성치않은데, 저렇게 인터뷰를 강요받아야 할까. 인터뷰를 한다고해서 죽은 사람이 살아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사고현장에 대한 정황조사는 인터뷰가 아닌 조사관의 개별면담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얼마전 F15 추락사건도 그러하고, 군당국은 과연 자기 휘하 군인들을 저렇게 무책임하게 방치해둘수 있는지. 그저 몇몇사람의 호기심 충족을 위해 몸조차 가누지 못하는 자기 휘하의 병사에게 인터뷰를 하라고 명령을 내린 군당국이 그저 원망스럽기만 하다. 누구의 위한 군인가.

적절한 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국의 경우, 자국의 병사는 철저히 보호한다. 우리에겐 미순이효순이 사건으로 더 잘 알려진 장갑차 사건때에도 소파지위를 철저하게 이용하여 자국 병사를 보호하였고, 50여년전 6.25전쟁으로 죽은 이들을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맨처음 발굴하여 본토로 이송한 것도 바로 미군이다. 그정도로 미국은 자국의 병사는 끝까지 책임진다.

반면 우리나라의 수준은 겨우 이 정도이다. 그저 다른 사람들의 호기심을 위해 한 병사의 인생은 이렇게 무참히 망가지고 있다. 지금 사진속의 저 병사는 바로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지키기위해 지난 2년간 아무말없이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수행해오던 대한민국의 국군이다. 그런데 지금 이 모습은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를 보는 듯하다.

게다가 그 인터뷰를 통해 작성한 기사라는 것이 그저 '과속했다' '안전밸트를 착용해야된다'라는 알맹이라고는 볼 수 없는 저열한 수준의 기사라는 점이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군용 트럭의 전복위험은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것이고, (다찌뿐만아니라 장갑차를 비롯해 군의 육상장비 상당수는 전복의 위험이 있다.) 그건 안전밸트를 착용해야된다는 수준으로 끝나는 수준이 아니다.

그런데 겨우 그런 수준의 기사를 쓸려고 이런 인터뷰를 해야겠는가. 황색언론이 바로 이런 걸 말하는 것이겠지.

분명 기자란 사람들의 호기심을 채워주는 전도자이다. 그러나 그 호기심을 위해 또다른 누군가가 희생해야 된다면, 그것은 포기함이 옳다. 자기 휘하의 병사도 제대로 보호못해주는 무심한 군당국과 인터뷰한다고 넙죽 가서 아픈사람을 더 아프게하는 저열한 수준의 기자들.. 그대들은 저 병사를 욕되게 할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