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아이를 에어백으로 쓸 참인가.


얼마전 뉴스를 보니 정부의 카시트 의무화방침이 권고수준으로 하향 조정되었다고 한다. 가장 최소한의 꼭 필요한 조치가 일부 시민들의 불만에 의해 이렇게 또 사라지는 것을 보니 가슴이 참 답답하다.

자동차에 탔을때 가장 먼저해야하는 일은 안전벨트를 매는 일이다. 자신이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자동차가 다니는 차도를 혼자쓰는 것도 아니고, 언제 어디서 무슨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이때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건 바로 이 안전벨트 하나밖에 없다. 교통사고 관련 뉴스를 볼 때 안전벨트를 매서 별로 다치지 않았다는 기사가 나오는 까닭도 이때문이다. 그런데 왜, 자신의 목숨만큼이나 소중히하는 자신의 아이들에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가?

다음은 차량 추돌시 받는 충격에 대해 설명한 그림이다.


카시트 미장착시


카시트 장착시

그림을 보면 카시트를 미장착하고 일반 안전밸트만을 맨 아동이 추돌시 얼마나 큰 충격을 받는지 알수있다. 머리가 거의 무릎부분까지 젖혀지는데, 앞좌석이라면 차량 앞판넬에 부딪쳐 뇌중탕을 입을수 있다.

안전밸트를 매도 이정도인데, 하물며 아이가 칭얼거린다고 아예 안전밸트를 매지 않거나 앞에 안고가는 아이들은 어떠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해지지 않는가.

이러한 사실을 보고받은 선진국에선 이미 카시트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Child Car Seats라는 홈페이지에 가보면 현재 다른 국가에서 시행중인 카시트 정책을 알아볼수 있다.

한가지 예로 미국의 뉴욕시에서는 다음과 같은 시행령을 내리고 있다.

Child Restraints( 어린이 보호장비 : 카시트)
Children aged 3 years and younger must be in a child restraint.
(3살 미만의 어린이는 반드시 카시트를 사용해야 된다.)

4 to 15 year olds must be restrained but can use the adult belt if no child restraint available.
(4살에서 15살 사이의 어린이는 카시트를 사용하되, 카시트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성인용 안전밸트를 사용한다. - 아마 미국 어린이들은 덩치가 커서 그런듯..)

Seat Belts (안전밸트)
People aged 16 years and over must wear a seatbelt in front seat.
(16살 이상의 사람은 좌석에 앉았을때 반드시 안전밸트를 착용해야 된다.)

이와같이 카시트 의무화는 이미 세계의 대세이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이다.

그런데 이런 소중한 법안이 일부 몰지각한 이들에 의해 그 법의 취지가 훼손되고 있으니, 정말 어이없을 따름이다.

이들의 변명도 참 가지가지이다. 이 법안이 카시트 회사의 로비에 의해서라는 허무맹랑한 주장도 있고, 또 아이들이 칭얼거려서 못태우겠다는 등의 철없는 주장도 있다.

아이가 떼를 쓴다고 아이 목숨과 타협할 것인가. 아이에게 안전에 대해 교육을 시켜주지는 못할망정 칭얼거린다고 '오냐오냐' 해주다니... 버릇없어지는 것은 둘째치고, 사람목숨을 허투로 여기는 참 철없는 부모들이다.

게다가 카시트가 비싸서 못사겠다는 황당한 주장도 있다. 자신이 가난한 아빠라고 밝힌 어느 네티즌의 글을 보면 카시트 가격이 40만원이나 되어서 도저히 못사주겠단다. 뽀할할~~

정말 개그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눈을 낮추면 10만원대의 저렴한 제품들도 있는데, 스스로 가난하다면서 눈은 왜이리 높은지.. 사실 카시트에 들어가는 원재료야, 폴리에스테론같은 플라스틱과 몇가지 원단정도가 전부이다. 원재료값만 따진다면 아마 만원도 안되지 않을까...(참고로 우리가 쓰는 일반 키보드의 원재료가는 400원이란다. )

그럼, 그 나머지 가격은? 다 메이커값. 루이비통의 핸드백이 짝퉁 중국산에 비해 수백배가 넘는 가격에 팔리는 것처럼, 상당수가 거품일 뿐인데, 저렴하다고 무시좀 하지말자.  가계가 어렵다면 품질보증을 받았는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저렴한 제품을 구입할 것이지, 무조건 메이커만 찾는 일부 철없는 부모들, 참 꼴사납다.

마지막으로 정말 이마져도 어려운 형편이라면? 그럼, 어린이 안전재단을 이용해보자. 6월경에 접수를 통해 무료로 카시트를 보급해주고 있다. 보증금 3만원(후에 반환시 환불) 및 왕복 택배비 및 세탁비  만2천, 총 4만 2천원으로 카시트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차량을 가진 오너가 고작 4만원도 아깝다고 하지는 않겠지..

어린이는 부모의 부속품이 아닌, 하나의 생명이며 존중받을 인격체이다. 생명에 대한 존중이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조금 더 그 사람의 입장에서 그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 그것이 어려운 일인가?

어린이들의 그 무한한 가능성을 스스로의 무지와 아집으로 인해 망쳐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자.

| 관련 글 |


2006/06/04 03:26 2006/06/04 03:26
No Trackback Comment 11

Trackback : http://sogmi.com/trackback/546

  1. Justin 2006/06/04 07:49 address edit & del reply

    오... 이거 나올때 우리나라도 인제 좀 안전에 눈을 뜨는구나 싶었는데, 언제 이게 또 이렇게 됐대요? @_@ 여전히 속을 알 수 없는 정부... ㅡㅡ;

    • 소금이 2006/06/04 11:49 address edit & del

      정부가 너무 눈치를 보는 것같아요. 파워가 없다고나 할까, 반발을 받아도 추진할 일은 꼭 추진을 해 주어야 나라가 돌아가는데, 하는 것을 보니 이 법도 사문화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2. 비밀방문자 2006/06/04 07:49 address edit & del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소금이 2006/06/04 11:47 address edit & del

      아, 새벽에 잠결에 썼더니, 오타가 좀 많았네요. 어이도 그렇고, 벨트도 그렇고.. 지적 감사드려요 _-_

  3. ileshy 2006/06/04 08:1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캐나다에 있습니다만.. 가끔 보면 우리나라는 왠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앞좌석 에어백때문에 질식사하는 애들이 있기때문에 여기는 앞좌석에 애들 태우지도 못합니다.
    어쨌건.. 어린이 카시트 의무화에 벌금까지 때려야 합니다..

    • 소금이 2006/06/04 11:53 address edit & del

      개인적으로 아이를 둔 부모가 차를 구입할때, 카시트를 준비하지 않으면 아예 차량을 구입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하는 좀더 강력한 법이 시행되었으면 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이를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서, 부모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적절한 안전조치를 받을수 없는 경우가 많더군요. 부모가 못하면 정부라도 나서서 해야되는데..

      첫단추가 잘 꿰어야 나머지 일도 잘 풀릴수 있듯이, 좀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강력하게 나갔으면 하네요.

  4. 죽은신문의 사회 2006/06/05 09:37 address edit & del reply

    너무 눈치를 보는 것 같다는 답글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옳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밀고나가야지요
    몇몇 서민운운하는 사람들의 반발을 너무 크게 재생산하는 언론도 문제이고요
    가슴이 답답한 분들의 모임을 만들어서 서로 위로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저도 가슴이 너무 답답해 아플정도입니다.)

    말이 나왔으니 한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국민이 준 권력을 좋은일에 쓰면 누가 뭐라합니까?
    그 권력을 더럽다고 생각하는 결벽증때문인지 아니면,
    권력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결벽증때문인지,
    아니면 권력이라는 유틸리티을 작동할 줄 모르는 건지 참 답답합니다.

  5. dkdk 2006/06/05 14:33 address edit & del reply

    어허.. 그걸 이렇게 극단적으로 생각해서는 안되지요.

    중형차급 이상의 큰차 소유가 일반화되어 있다는 미국의 가정에서도 카시트를 착용해야 하는 아이들 숫자가 둘이 되면 차를 미니밴 급 이상의 더 큰 차를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소형차는 이미 카시트 하나만 들어가도 남는 공간이 별로 없고 카시트 두개 장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액센트나 아반테 비슷한 급의 소형차를 소유하고 아들 딸 어린아이 둘을 키우는 일반적인 한국의 4인 가족의 경우, 어린이 카시트 착용을 강제하면 이 집은 차를 그랜저 이상의 대형 승용차나 미니밴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것은 현실을 무시한 차사이지요. 솔직한 얘기로 국가에서 이런 가구의 소형차들을 세금들여서 미니밴으로 바꾸어 줄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위의 뉴욕주의 인용한 법령을 예로 들어볼때, 카시트는 만 3세 이하의 유아들에게는 의무사항이지만 나이가 그 이상인 어린이들에게는 의무사항이 아닙니다. 실제, 미국에서 카시트를 쓰는 관습을 보면 만 3세를 넘어가는 아이들은 카시트에 잘 앉히지 않습니다. 쌍둥이나 아이들 나이 터울이 2년 이하인 집만 차를 더 큰 것으로 바꿉니다. 그런데 이번 정부안은 만 6세 이하의 어린이는 의무적으로 카시트에 앉아야 합니다. 이건 애를 둘 이상 낳는 집은 거의 100% 모두 차를 미니밴급 이상으로 사라는 강제 규정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기름값이 세계적으로 비싼 축에 들어가는 우리나라에서 애 둘 이상을 키우는 집에 소형차가 아닌 비싼 대형차 운용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서민들을 핍박하는 정책이 아닌지요?

    또하나, 이번의 경찰의 단속 지침을 보면 카시트 의무화를 포기한 것이 아닙니다. 현실적인 법규 운용이 가능해지는 시점을 기다려 탄력적으로 단속 기준을 낮춘 것 밖에 없습니다. 이미 카시트 착용은 의무화 된 것이며 이제는 전체 사회나 시민들이 현실적으로 적응을 할 동안 여유를 갖고 기다리면 되는 상황인데 이 부분을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바보가 아닌 이상 이제 카시트가 유아들의 안전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굳이 법령을 강제하지 않더라도, 애들 안전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누가 안시켜도 카시트 구매를 알아서 합니다. 게다가, 시장 역시 바보가 아닙니다. 소형차에 카시트 두개가 안들어간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알고 있는데 카시트 업체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습니다. 소형차에도 두개를 넣을 수 있는 작은 카시트 개발을 할 충분한 경제적 동기가 이번 법령 시행으로 구체화 되는 것입니다.

    안전은 사회적으로 강제할 필요가 있을만큼 좋은 가치이지만 정책이나 법령의 시행에 지나치게 많은 사회적 비용이 지출되는 점은 분명히 막을 필요가 있습니다. 유독가스를 내뿜는 공장들은 환경오염의 관점에서보면 철저히 규제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 공장이 법규 때문에 정화시설에 지나친 비용지출을 부담해야 한다면 그 기업은 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환경오염 방지라는 이상에 지나치게 집착하면 유독가스 배출을 현실적으로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지혜를 쉽게 망각하기 마련입니다. 유아 카시트 착용 의무화도 같은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 소금이 2006/06/06 11:31 address edit & del

      최근 뉴스를 보면 출산률이 마이너스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80년대야 베이비붐 시대라 아이가 둘인 가정이 많았지만, 최근엔 대부분 1명이상의 아이들을 가지는 가정이 드문 추세입니다.

      또한 차량의 경우도, 4인가족이라면 대부분 소나타급의 중형차를 소유하지, 소형차를 유지하는 가정은 드물고요.(소형차가 인기있는 이유는 20대 중반의 오너들이 출퇴근용과 같은 개인용으로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

      결론적으로 현재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에 차량을 소유하고 6세 미만의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3인가족에 중형차를 소유한 가정이 일반적일겁니다. (이보다 더 나은 가정도 있을수 있겠고, 못한 가정도 있겠지만 이정도가 평균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카시트 의무화가 결코 무리한 주장이라고는 보여지지 않는군요. 또한 미국 뉴욕시의 법도, 3살이상 16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카시트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법령에 must라는 표현을 쓰고있지요.)

      이외에도 일본이나 캐나다등 타국가의 법령도 모두 비슷한 강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법이 무리한 법일까요?

      행정부의 집행이란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이득을 얻을수 있다고 생각할때, 그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바보가 아니기때문에 유아들을 위한 카시트를 자발적으로 구입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도 좋지만, 70년대 자동차문화가 한국에 들어온이후 현재까지 유아들의 카시트 구매율은 거의 절망적인 수준이라는 것이 현재의 결론입니다.

      현재 판매하는 제품을 보면 다들 수입제품인데, 이는 내수시장이 붕괴해서 국내 카시트 업체가 대다수 파산했기 때문이지요.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도 더 기다려야 할까요? 그동안 아이들의 안전은 누가 지킬까요?

      설사 돌도 안지난 아기라도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이상, 대한민국의 보호아래 그 인권을 존중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은 한국의 관습상 이 권한을 부모들에게 상당부분 위임한 상태였지만, 아이들의 생명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인권을 위해 정부의 강제력이 동원된 것이 결코 무리한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특히나 요즘 뉴스를 보면 아동폭력등, 이전과 달리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으로 희생하는 예전 부모님들과는 많이 달라보입니다. 무조건 부모들이 알아서 하겠지라는 낙관적인 생각이 불가능한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지요.

      사람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봅니다. 스스로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정부가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당연히 그 일을 해야된다고 생각됩니다.

  6. jh. 2006/06/05 23:54 address edit & del reply

    예비 애 아빠입니다.
    좋은 내용이네요. 차량 운행시, 아가들의 안전에 무감각했었는데,
    글을 읽고 새로 깨닫게 되네요.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 소금이 2006/06/07 01:22 address edit & del

      네, jh.님도 좋은 하루되시고요, 아이 가지신 거 축하드립니다. ^^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prev 1 ... 1253 1254 1255 1256 1257 1258 1259 1260 1261 ... 1576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