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마왕을 추모하며.

2014. 10. 27. 23:28하루 일기/2014 Diary

 

 

너무 일찍 가셨다. 너무 일찍...

당장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것이 사람 목숨이라지만,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싶다.

마왕 신해철... 이제는 더이상 부를수 없게된 그 분의 이름.

좀 엉뚱한 만남이었지만, 애니메이션 라젠카가 나와 신해철씨와의 첫 만남이었다. '해에게서 소년에게' 락에 대해 몰랐던 내가 한때 락에 푹 빠져 살게되었던 바로 그 계기.

넥스트가 해산되고 한동안 소식이 들리지 않았던 적도 있지만, 다시 부활하여 방송에서, 추모제에서, 그리고 노래로 다시 만난 마왕의 모습은 너무나 즐거워 보였다. 그래서 그 모습이 적어도  10년, 20년은 계속 될 줄 알았는데... 결코 그럴리가 없는데... 참 나도 바보다.

향년 46세. 너무 빠르다. 그렇게 그 분이 가셨다.

한 사람에게 막연하게 좋은 감정을 품게된 것은 내 인생에 있어 정말 보기 드문 경험이라 생각한다. 이 분이 있었기에 내 삶이 조금은 더 즐겁고 유쾌해 졌음을 앞으로도 기억하자.

마지막은,

 그 분이 바람대로 '민물장어의 꿈'을 같이 불러본다.

 편히 가세요. 마왕.. 당신을 기억합니다.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
문득 거울을 보니 자존심 하나가 남았네

두고 온 고향 보고픈 얼굴 따뜻한 저녁과 웃음소리
고갤 흔들어 지워버리며 소리를 듣네
나를 부르는 쉬지 말고 가라 하는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익숙해 가는 거친 잠자리도
또 다른 안식을 빚어 그 마저 두려울 뿐인데
부끄러운 게으름 자잘한 욕심들아
얼마나 나일 먹어야 마음의 안식을 얻을까

하루 또 하루 무거워지는 고독의 무게를 참는 것은
그보다 힘든 그보다 슬픈 의미도 없이
잊혀지긴 싫은 두려움 때문이지만

저 강들이 모여 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아무도 내게 말해 주지 않는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