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차단, 웃는 북한과 우는 한국.

2010. 8. 24. 01:38Issu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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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열린 공간이란 말이 꼭 맞지는 않은 것같습니다. 금일 방통위는 북한의 트위터 계정인 '우리민족'과 유사 계정에 대해 접속차단 조치를 취한다고 의결하였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남북한간의 인터넷 교류는 한동안 더 응답없는 메아리가 이어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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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인터넷 교류는 근래 다시 화자되고 있지만, 그 시작은 2004년 개장된 조선엑스포닷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조선엑스포닷컴은 평양 주재 외국 대사관에 인터넷망을 공급하고 있는 조선복권합영회사가 제작한 쇼핑몰로, 북한정부가 직접 운영하고 남한에도 배송가능하다는 점에서 흥미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조선엑스포닷컴이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질문과 답변' 게시판에 북한 사람이 직접 댓글을 달아주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부터 였습니다. 블로그, 디시인사이트등의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소식은 급속히 전파되었고, 이후 게시판은 수백여개의 남측 네티즌들의 글로 가득차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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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의 글과 이에 답변해주는 조선엑스포닷컴]

이와같은 폭발적인 반응은 남북한 정부를 당황스럽게 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그리고 북한정부는 남측 네티즌들의 부담때문인지, 사이트 오픈 3일만에 게시판 서비스를 폐쇄하게 됩니다. 반면 남한은 상당히 유동적인 정책을 내놓았는데, 그것은 바로 사이트의 단순방문은 언제든지 허용하며, 통일부 홈페이지에 있는 북한 주민 접촉 신청서를 제출하면, 회원가입이나 글쓰기등의 사이트 이용을 할 수 있다고 밝인 점입니다.

남측의 대응은 당시 참여정부가 역대 어느정권보다 남북간 교류에 앞장섰던 점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국민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실제 당시 게시판에 올려진 글들을 보면, 북한 정부를 찬양하는 글은 단 한 개도 보이지 않았으며, 글을 쓰면 문제가 되지않냐는 국보법에 대한 문의나 북한 주민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글이 과반수를 차지하였습니다. 설사 남북간의 교류가 활성화되어도, 절대 북한에 선동되지 않는다는 자신감, 이는 이후 참여정부가 적극적인 교류정책을 펼침에 있어 믿음직한 디딤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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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6년이 지난 지금, 남북간의 관계는 거꾸로 되고 말았습니다. 북한이 적극적으로 트위터, 페이스북에 계정을 개설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남한에서는 이 사이트들을 막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리트윗 기능을 이용하면 사실상 차단의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트위터를 운영하는 청와대와 이명박 정부도 이미 알고있을터인데, 왜 굳이 바보스러움을 드러내는지 그저 답답할 따름입니다.

현재 북한의 트위터 계정에 링크된 사이트와 이미지는 모두 차단된 상태이며, 고작 140자 내외의 텍스트만 열람이 가능합니다. 140자 글에 국민이 선동당해 간첩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0 following, 5000 follower의 의미를 우리 국민들이 모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18일 미국은 대변인을 통해 북한의 트위터 계정 개설을 축하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말미에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북한 정부가 트위터에 합류했지만, 북한 국민들도 이것을 볼 수 있게 준비가 된 것인가?"

그리고 전 여기에 이렇게 덧붙이고 싶군요. '이명박 정부는 트위터에 합류했지만, 국민들에 대한 믿음과 소통의 준비는 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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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트위터 차단의 주 원인이라 생각되는 북한 트위터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