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광고에서 보는 촛불의 미학

2008. 6. 16. 17:12하루 일기/2008 Diary

최근 한국의 가장 큰 이슈는 아마도 촛불일 겁니다. 한 달전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시작된 촛불문화제는 어느새 두달을 넘기며 수십만명의 시민들을 거리로 이끌어내었고, 전세계가 주목하는 가장 큰 문화제가 되었습니다. 두 달간의 여정, 촛불은 무엇을 남겼을까. 한겨례에 실린 신문 광고를 통해 지난 여정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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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자 한겨례 신문 1면 광고입니다. 지난 4월 18일날 처음 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이래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로 인하여 다양한 광고가 소개되었습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처음 촛불문화제가 시작될 때 그리 오래갈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하였지만, 4월 18일로부터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도 촛불에 대한 열정은 아직도 순수한 모습 그대로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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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은 '우리가 왜 촛불을 들었는지 알고 계십니까'라는 문구로 29일자 신문광고에 비해 다소 강경한 문구를 싣고 있습니다. 지난 31일 집회때 강경진압으로 인하여 수십여명의 부상자가 생겼고, 경찰특공대 동원에 대한 항의 시위도 끊이지 않았는데 그에 대한 결과가 촛불광고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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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자 1면 광고에서는 더욱더 직접적인 단어로 '폭력진압'에 반대하는 광고가 실렸습니다. 이 날은 한 여대생이 전경의 군홧발에 머리를 구타당하는 사건이 보도된 날이기도 합니다. 일파만파로 퍼져나가는 폭력진압에 대응하여 서울대를 비롯한 연대, 이화여대등은 성명을 발표하며 동맹휴업을 결의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결의를 촛불광고를 통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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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에는 일본한인연합회에 이어 미주 한인 주부모임에서 광고를 실었습니다. 그동안 축산협회와 긴밀한 관계에 있던 뉴욕 한인회장의 미쇠고기 옹호 발언으로 미주지역에 대한 시민들으 시선이 곱지않았는데, 독자적인 촛불문화제를 비롯한 다양한 홍보 활동은 어느새 지역을 뛰어넘어 한국인들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동아줄이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출판사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과 학교, 카페에서 한겨례에 광고를 낸 사실을 매일 한겨례를 읽으며 볼 수 있었습니다. 언제 한 번 정리해서 올려볼까 마음만 먹다가 오늘 몇가지를 골라 올려보았는데, 아마 지금처럼 시민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는 촛불집회는 80년대 독재정권 몰락이후 처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들은 촛불문화제에 대한 이이를 애써 폄하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전세계인들이 주목하는 비폭력 시민주도의 촛불문화제는 세계 어디를 가도 당당하게 말할수 있는 우리들의 고유한 축제이자,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축제가 철없는 정치가로 인해 생겨났다는 사실은 예외로 치더라도 말이죠. 이번주면 시험이 끝나고 방학이 시작됩니다. 과연 촛불문화제에 얼마나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할지, 내일자 신문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