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를 통해 살펴본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2007. 1. 28. 16:18Issue/Society

난 23일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에 이어 25일에는 기자들을 대상으로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복지와 경제문제를 비롯하여, 개헌 및 남북관계에 이르는 다양한 발언이 진행되었는데, 예상외로 대통령 자신의 발언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던 것이 이례적이었습니다. 하여 궁금함에 지난 4년여간의 노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사실 이러한 시도는 이미 워싱턴 포스트지에서 행하고 있기에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또 개인이 조사한 것인 관계로 데이터에 있어 부정확성이 있을수 있음을 감안하고 보아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분석에 대한 모든 글은 아래 사이트에 좀 더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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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주요키워드로는 경제를 들 수 있습니다. 06년도를 제외하고 매번 10여회이상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양극화 문제가 처음 거론되기 시작한 05년도에는 무려 20회씩이나 기록하였군요. 그러나 06년도에는 '경제'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고, 07년도에도 경제라는 단어가 재등장하였으나 그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만 합니다.

기자들의 경제관련 질문사항을 보아도 이러한 수치가 나오는데, 04년당시에는 총 13개의 질문가운데 4가지 질문이 경제관련 질문이었습니다. (금융시장 개입여부 문제, 경기성장을 위한 대안, 불합리한 기업 규제 해소, 경제자유구역 기본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책) 그리고 05년도에도 9개중 3가지 질문이 경제관련 질문이었으나 06년도에는 7개 질문중 하나, 올해엔 10가지 질문중 단 하나의 질문만이 경제관련 질문이었습니다.

또한 대통령의 질문전 연설속 그 비중을 통해서도 이같은 수치가 기록됩니다. 아래는 04년과 07년도 대통령의 연설속 경제비중을 그래프로 그려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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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년도에는 총 1225자에서 712자가 경제 관련 내용이었으나 07년도에는 353자중 185자가 경제관련 단어로 그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대신 이 부분을 복지라는 단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변화는 현재 노무현 정부가 추진중인 '복지를 통한 경제성장' 정책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복지란 기존의 '복지'라는 단어와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현재 참여정부의 '복지를 통한 경제성장'이란 사회 기초, 기간사업 분야(대학교, 기초과학등)에 대한 투자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을 이룩하여 다음세대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입니다. 즉 복지란 단어는 다음세대를 위한 일종의 '씨앗'입니다.

이같은 참여정부의 경제비중에 대한 변화는 대통령의 발언을 도식화한 타임라인에서도 드러납니다. 아래는 타임라인을 그림으로 간략하게 도식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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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빨강 / 분홍 : 양극화 / 외교 : 녹색 / 부동산 : 노랑 / 고용문제 : 보라 /교육 : 검정 / 정치 : 회색 / 복지 : 파랑]

그림을 보면 대통령의 연설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05년과 06년 사이에 연설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그 이듬해에는 또 다시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06년부터 신년사와 신년기자회견 사이에 신년연설이 추가되면서 연설시간이 줄어든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06년과 07년의 신년연설은 비슷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틀뒤에 실행한 신년기자회견의 연설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주목해야 할 일입니다.

이러한 대통령의 연설시간 단축은 그간 참여정부가 실행해왔던 여러 세부사업들이 점차 정리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서 부동산을 들 수 있는데, 04년의 경우 앞에 부동산 문제를 언급하고 이어 다시 일곱 문장에 걸쳐 이 문제에 대한 세부논의를 진행합니다. 그러나 05년과 06년에는 이 비중이 한줄내외로 줄어들고 07년에는 아예 언급이 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 문제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과 파이낸셜 기자와의 질의응답이 있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질답보기..

문답내용을 보면 부동산 정책이 여러 유기적인 정책과 맞물려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로인해 더이상 이 문제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아도 될만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안정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05년에는 상당한 비중을 들여 양국화 문제에 대해 설명하였는데, 07년에는 단순한 용어 정의 수준이 아닌 인용을 통해 양극화 문제를 설명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점입니다.

대신 발언의 상당부분을 복지분야에 대한 설명으로 메꾸고 있습니다. 07년도 발언을 보면, 초반 경제상황에 대한 설명뒤에 복지분야에 대한 설명이 곧바로 이어집니다. 그간 복지에 대한 설명의 경우, 전체발언의 10%내외로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작년과 같은 경우에는 복지분야에 대한 연설이전에 정치 문제가 먼저 거론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복지분야의 비중이 커지고, 다시 경제분야 다음에 바로 언급이 되는 것으로 보아 올해에는 복지분야에 대한 투자와 이를 통한 성장정책이 더욱더 탄력을 받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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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우리나라는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고 또 지금도 그다지 좋은 사정은 아닙니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사회가 점차 발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영상 정부로 인해 쌓여있던 문제가 폭발하여 나라가 무너졌다면 김대중 정부는 IMF라는 큰 문제를 해결하였고, 이제 노무현 정부는 다음 세대의 성장을 위한 기틀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이제 다음 정부는 그 바톤을 옮겨받아 경제성장의 활성화를 이룩해야 되겠지요.

다만 다음 정부는 그 누가되던지 좀 정직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YTN 돌발영상을 보니 그간 참여정부가 수많은 반대속에서도 꿋꿋하게 추진해 온 행정복합도시 사업을 마치 자기가 적극적으로 밀어준 양 한순간에 입장을 바꾸어서 말하는 정치인들이 대다수더군요. 그런 것으로 한 순간에 인기몰이는 할 수 있겠습니다만 남이 해놓은 것을 가지고 자기가 해 놓은 것처럼 말해보았자 자신의 능력이 검증되지는 않습니다. 친구 숙제를 베껴서 제출하였다고 하여 자기 실력이 느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지요.


[ YTN돌발영상 ]

다음 정부는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성장을 이룰 것이고 또 역대 어느정부보다도 부유한 정부가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도 정직하고 올바른 정부가 구성되었으면 하네요. 아직 1년여간의 시간이 있으니, 참여정부와 그리고 그 뒤를 이를 대선주자들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되겠습니다.